18 김순름(金順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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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1975년 4월 18일)
독행상(篤行賞)
안동시 평화동
열녀(烈女) 김순름(金順廩) 50세

행복했던 가정이 6.25의 참극으로 일순간 파멸되었다. 

남편을 빼앗기고 집을 잿더미로 변해 잘살아 보겠다는 꿈이 산산이 부서졌다. 

19세에 결혼, 1남 1녀를 둔 26살의 젊은 주부인 그녀로서는 견디기 힘든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당장의 끼니가 문제였던 그녀는 슬퍼만 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 없는 아이들을 훌륭히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농사 품팔이부터 시작했다. 

보채며 우는 아이들을 업고서 허리가 부러지도록 열심히 일을 했다. 

밤이면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더더욱 용기가 솟았다. 

열심히 일할 보람으로 얼마 안 되는 장사 밑천을 마련한 그녀는 고추와 마늘을 사서 이곳 저곳의 시골 장을 보러 다녔다. 

안동(安東) 지방의 옹천, 예안(禮安) 등 가까운 시골 장을 상대로 각종 물건을 사서 도시에 내다 팔았다. 

허리띠를 졸라 메고 발이 헤어지도록 뛰어다닌 보람으로 남매를 고등 교육까지 시켰으며 3천 여 평의 땅과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재혼하라는 친척들의 권유가 빗발치듯 했으나 남편에 대한 정절과 아이들의 훌륭한 장래를 위해 이를 완강히 뿌리치기도 여러 번 이였던 그녀는 이제 며느리와 사위까지 보았다. 

50세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아직도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의 불행했던 지난날을 거울삼아 불우한 이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