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박필순(朴必順)

페이지 정보

본문

제17회(1974년 4월 12일)
독행상(篤行賞)
경산군 와촌면 상암동
선행(善行) 박필순(朴必順) 60세

천수답 9백 평으로는 아홉 식구의 생계를 이어가기가 힘겨웠다. 

스무 살 때 농부인 남편과 결혼한 그녀는 품팔이로 생계를 도왔으나 집안 형편은 여전히 쪼달릴뿐 이었다. 

가난을 벗기 위해 잡화 행상에 나선 그녀는 영천(永川) 지방 시골장을 전전하며 물건을 팔아 빈곤한 삶을 꾸려나갔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녘에 봇짐을 이고 몇 십리 길을 걸어 장터에 닿으면 지쳐 쓰러질 지경이지만 하루 온종일 행상을 하고 밤늦게 귀가해야 했다. 

노령의 노모와 소아마비로 전신불구자인 언니가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살고 있는 것이 안타까와 남편과 상의, 친정인 경산(慶山) 와촌(瓦村)으로 이사를 했다.

친정 집 부근 동리에 집을 마련하고 아침저녁으로 노모와 언니의 밥을 지어 나르는 등, 10년 동안 정성으로 봉양했으나 노모는 노환으로 죽고 불쌍한 언니만이 집을 지키게 되었다. 

그녀 나이 51세 때 남편마저 사별했다. 

경산(慶山) 지방장을 상대로 행상을 하고 있는 그녀는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환갑을 맞은 언니의 잔치를 베풀어 불우한 일생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