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이옥자(李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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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1986년 4월 16일)
독행상(篤行賞)
경북 월성군 견곡면
열부(烈婦) 이옥자(李玉子) 27세

자신(自身)의 한 몸을 희생(犧牲)시키는 일이 있더라도 사경(死境)에서 헤매는 남편(男便)을 살리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의(決意)가 마침내 남편(男便)을 죽음 직전(直前)에서 희생(犧牲)시키고 자신(自身)도 죽지 않고 살게 된 흐뭇하고 갸륵한 화제(話題)의 주인공(主人公)이 있으니 그가 바로 이옥자(李玉子) 여사(女史)였다. 

슬하(膝下)에 3남매(男妹)를 두고 영세민(零細民)으로 살아온 이여사(李女史)는, 고령(高齡)의 시부(媤父)님 모시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남편(男便)을 하늘처럼 섬겨 온 그의 지극(至極)한 정성(精誠)도 놀랍기만 하였다. 

그런데 노동(勞動)으로 생계(生計)를 이어온 그의 남편(男便)은, 만성신부전증(慢性腎不全症)이라는 병(病)으로 인(因)해 밖에 나가서 일하는 날보다 방(房)안에 누워서 신음(呻吟)하는 시간(時間)이 더 많을 만큼 몹시 병약(病弱)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다는 남편(男便)을 업고 병원(病院)으로 달려간 이여사(李女史)는 의사(醫師)의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댁(宅)의 남편(男便)은 지금 사경(死境)에서 헤매고 있소. 살릴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신장이식수술(腎臟移植手術)뿐이요.” 

이와 같은 의사(醫師)말에 이여사(李女史)는 성큼 자신(自身)이 수술대(手術臺)에 올라가면서 말했다. 

“선생(先生)님, 저의 신장(腎臟)을 남편(男便)에게 이식(移植)시켜 주십시오.” 

그의 이와 같은 결단(決斷)에 의사(醫師)도 감격(感激)하면서 지체 없이 수술준비(手術準備)에 들어갔다. 마침내 신장이식수술(腎臟移植手術)은 성공리(成功裡)에 끝났고, 마취(痲醉)에서 깨어난 부부(夫婦)는 서로가 감격(感激)의 눈물을 흘리며, 두 손들을 꼭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정말 고맙소.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난 이미 딴 세상(世上) 사람이 됐을 게 아니오? 정말 고맙소, 여보!” 

감격적(感激的)인 이 광경(光景)에 의사(醫師)와 간호원(看護員)들도 눈물지었고, 입원환자(入院患者)들도 이들 부부(夫婦)를 찾아와서 회생(回生)의 기쁨을 같이 나누었다. 병원(病院)에서 퇴원(退院)한 후(後)에도 혹시나 어쩌다 남편(男便)의 건강(健康)을 해(害)칠까봐 극진히 보살피면서 하늘처럼 받들어 모셨다. 

“모르긴 해도, 세상(世上)에 이여사(李女史)와 같은 열부(烈婦)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부부(夫婦)라고는 하지만 자신(自身)의 신장(腎臟)을 선뜻 내어 줄 수 있겠는가? 우리 선조(先祖)들의 기록(記錄)을 보면 부모(父母)가 중병(重病)에 걸려 약석(藥石)의 효험(效驗)이 없을 때는 신명(神明)에게 기도를 올리고, 스스로 허벅지의 살을 베어서 올린다든가 손가락을 잘라 선혈 (鮮血)을 입에 넣어 드려 병(病)을 고쳤다는 어느 효자(孝子) 이야기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여사(李女史)와 같은 분이야말로 만고(萬古)에 보기 드문 열부(烈婦)중(中)의 열부(烈婦)가 아니겠는가!"라는 어느 동민(洞民)의 극찬(極讚)대로 이여사(李女史)와 같은 갸륵한 열부(烈婦)가 또 어디 있으랴. 

“마누라의 말이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오겠다.” 바로 이 말은, 그의 남편(男便)이 눈물지으면서 맹서(盟誓)한 진정(眞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