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최란옥(崔蘭玉)

페이지 정보

본문

제16회(1973년 4월 10일)
독행상(篤行賞)
김천시 성내동
열녀(烈女) 최란옥(崔蘭玉) 42세

경찰관을 남편으로 맞은 그녀는 부부간에 금실이 좋아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 

시부모(媤父母)를 정성을 다해 모시면서 딸 넷까지 두게 된 그녀는 살림도 알뜰히 살아 시모(媤母)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기도 한다. 

결혼한지 12년이 지나도록 부부 싸움 한 번 없었던 단란한 이 가정에 항상 격무에 시달리던 남편이 과로로 쓸어진 후 순직해 집안의 화목은 일시에 깨어졌다. 

시부모(媤父母)의 낙심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30세인 그녀는 네 딸을 부둥켜 안고 눈물이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70의 노시모(老媤母)와 어린 네 딸을 둔 그녀의 형편으로서는 언제까지나 슬픔에만 잠겨있을 수는 없었다. 행상이라도 해 시어른을 받들고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전처럼 화목한 가정을 이루겠다고 마음먹은 그녀는 장사 밑천을 마련키 위해 남의 집 세탁일과 품삯 일을 몇 달동안이나 계속했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시부모(媤父母)를 더욱 정성껏 모시고 네 딸을 돌보면서 보따리 장사를 나섰다. 

김천(金泉)과 금릉(金陵) 지방 각 가정을 상대로 무거운 봇짐을 머리에 이고 하루 약 50리씩 걸어다니며 장사를 했다. 

성실한 자세로 봇짐 장사를 계속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갈 무렵 시부모(媤父母)마저 연이어 세상을 떠나 또 한번 슬픔과 실의에 빠졌었다. 

재혼할 것을 권유하는 친척들을 뿌리친 채 오직 네 딸만을 위해 행상길에 나선지 10년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