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여춘호(余春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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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1973년 4월 10일)
독행상(篤行賞)
영천군 문수면 월평리
효부(孝婦) 여춘호(余春鎬) 39세

정신병자인 남편의 광란을 12년간이나 겪고 노망이 든 모(母)의 학대를 13년 간이나 견디면서도 노시부(老媤父)를 지성으로 섬기고 있다. 

4대 독자 외아들과 18세에 결혼, 시부모(媤父母)의 따뜻한 자애 아래 신혼 생활을 단란하게 보낼 수 있었다. 시집 생활 2년째 되는 해 남편이 우연히 정신병에 걸려 갖은 행패를 다 부렸다. 

시부모(媤父母)와 그녀는 온 정성을 다 기울여 2년 만에 남편의 병을 어느 정도 고쳤으나 또 다시 재발 광증을 부리곤 했다. 고함을 지르며 길거리를 헤매 다닐 때마다 밤낮으로 남편의 뒤를 따라 다니며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점점 심해지는 남편의 광기에 네 살된 첫 아들이 무참히 희생되자 그 참변을 본 시모(媤母)마저 정신 이상자가 돼 가정은 파멸과 다름없었다.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하면서 시부(媤父)께 걱정하는 빛을 보이지 않고 위로의 말을 드린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남편과 시모(媤母)의 병환을 고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남편은 날이 갈수록 증세가 더 심해 나무로 틀을 만들어 방에 가두어 두고 식사를 나르며 대소변을 받아내야만 했다. 

담배까지 시간을 맞추어 붙여주는 등 극진한 간호를 했으나 남편은 12년간 감금상태에서 신음하다 죽었으며 시모(媤母)마저 완치되지 못한 채 13년간의 신고 끝에 세상을 떠났다. 치료를 위해 양약은 물론 이사까지 하면서 병구완을 하다 보니 가세는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졌다. 

현재 그녀는 78세의 노시부(老媤父)를 극진히 공경하면서 1남 1녀의 자녀교육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