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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年前) 봉급(俸給) 생활자(生活者)인 이재훈씨(李在勳氏)와 결혼(結婚)한 오정숙(吳貞淑) 여사(女史)는, 그런 대로 행복(幸福)을 누리며 희망(希望)찬 내일(來日)을 설계(設計)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던 중 결혼(結婚) 5년(年)만에 오여사(吳女史)를 울리는 암운(暗雲)이 들이닥쳤으니, 그것은 다름이 아닌 남편(男便)의 급환(急患)이었다.
남편(男便)의 병명(病名)은 근위축성경화증(筋萎縮性硬化症)이란 무서운 병(病)이었다.
하루아침에 생활(生活)의 위협(威脅)을 받게 된 오여사(吳女史)는, 역전(驛傳) 시장(市場)에서 노점(露店)을 하면서 남편(男便) 구환(救患)에 전심전력(全心全力)하였다.
명의(名醫)와 명약(名藥)을 찾아 백방(百方)으로 헤매면서 남편(男便)의 병(病)을 치료(治療)해 보았지만 병세(病勢)는 더욱 악화(惡化)되어갈 뿐이었고, 끝내 몇 년후(年後)부터는 전신(全身)이 마비(痲痺)되어 꼼짝달싹 못하고 병석(病席)에 눕는 몸이 되었다.
따라서 식사(食事)는 말할 나위도 없고 대소변(大小便)도 오여사(吳女史)가 받아내야만 했다.
두 자녀(子女)도 키워야 하는 오여사(吳女史)는 시장(市場)에서 장사를 하다가도 때 맞추어 집으로 달려가 남편(男便)의 용변처리(用便處理)를 하는 한편, 식사(食事)도 마련해서 한 술 두 술씩 떠먹여 드리는 등 지성(至誠)으로 남편(男便)을 봉양(奉養)하였다.
남편(男便)의 병치료(病治療)와 생계(生計)를 위하여 집까지 담보(擔保)해야만 했던 오여사(吳女史)는, 비록 빚 때문에 집을 날려보내는 한(限)이 있더라도 남편(男便)의 건강(健康)이 회복(恢復)되기만을 간절히 빌고 있었지만, 그의 병세(病勢)는 조금도 호전(好轉)되지 않았다.
이제 식물인간(植物人間)에 가까운 쓸모없는 인간(人間)이 되어버린 남편(男便)은 어느 날 오여사(吳女史)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여보, 당신 이렇게 고생(苦生)하지 말고 개가(改嫁)를 하구랴, 당신 보기가 미안(未安)해서 난 정말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소." 그러자 오여사(吳女史)는 고함을 버럭 지르며 이렇게 말을 했다.
"날더러 다시 시집을 가라니? 당신 정신병자(精神病者)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수? 난 당신의 아내이고 당신은 저의 둘도 없는 남편(男便)이예요. 다시 또 그런 말을 하면 당신 따귀라도 때리겠어요."
그 날부터 오여사(吳女史)의 서비스는 더욱 극진(極盡)해졌고, 남편(男便)을 위한 그의 사랑과 봉사(奉仕)는 눈물겨울 만큼 지극(至極)하기만 했다.
그를 지켜본 이웃 주민(住民)들의 말이 그것을 증명(證明)해 주었다.
"젊은 청춘(靑春)을 불살라 버리고 오직 남편(男便)의 구환(救患)을 위해 몸바치고 있는 오여사(吳女史)야말로, 현세(現世)에 보기드문 열녀중(烈女中)의 열녀(烈女)이다."라는 동민(洞民)의 말이다.
어디 그뿐이랴. 병석(病席)에 누운 남편(男便)이 긴긴 밤을 공상(空想)으로 지샐까 봐, 그도 같이 지켜 앉아 밤을 새우는 일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리만큼 이들은 잉꼬부부(夫婦)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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